소를 몰때 이랴이랴 하는 이유?
옛날 어느 처녀는 힘이 어찌나 센지 집채만한 바위도
번쩍 들어 올릴 정도였지만 늘 감추고 살았다.
어느 여름 처녀는 황소 등에 쌀 가마니를 싣고 장에 갔다.
햇빛은 쨍쨍하여 처녀도 황소도 숨을 헉헉댔다.
얼마쯤 가다가 황소는 괜히 멈춰 서서 딴전을 피웠다.
처녀는 황소 엉덩이를 두드리며 "어서 가자."고 부드럽게 타일렀다.
하지만 황소는 주인이 여자라고 얕보았던지 몇 걸음 가다가 또 멈춰 섰다.
"나중에 맛있는 거 많이 줄테니 어서 가자, 응!"
처녀는 황소를 달래며 느릿느릿 걸어갔는데, 얼마쯤 가니 냇물이 나왔다.
황소는 냇물에 발을 풍덩 담그고 꿀꺽꿀꺽 물을 마시고도
도무지 갈 생각을 않았다. 처녀는 화가 나서 황소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렸다.
그래도 꿈쩍도 하지 않자 처녀는 황소 엉덩이를 두 손으로 밀었다.
그랬더니 황소는 한술 더 떠 처녀 코에 대고 냅다 "뿡!" 방귀까지 뀌었다.
아무래도 내가 여자라고 얕보는 모양이구나.
"어디 뜨거운 맛 좀 봐라." 화가 잔뜩 난 처녀는 소매를 걷어올리곤
두 손으로 황소 옆구리를 잡아 불끈 들어 올려 거뜬하게 머리에 이었다.
"음매 음매! 제발 내려 줘요."
엉겁결에 공중에 붕 뜬 황소는 발버둥을 쳤다. 등에는 무거운 짐이 찍어눌렀고
배는 처녀 머리에 눌려 터질 듯이 아파 죽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처녀는 들은 척도 않고 첨벙첨벙 냇물을 건너 꼬불꼬불
고갯길을 올라 껑충껑충 비탈길을 달렸다.
"살려 주세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황소는 애원했다.
그러자 처녀는 못 이기는 척 황소를 내려놓았다.
황소는 끽 소리도 못하고 뚜벅뚜벅 앞장서서 걸었다.
한참을 가다 보니 또 냇물이 나왔는데,
황소가 어디로 건널까 잠깐 꾸물거리자 처녀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놈의 소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냐?
다시 머리에 이랴?" 황소는 펄쩍 뛸 듯이 놀라 첨벙첨벙 냇물을 건넜다.
이 소문이 널리 퍼져 다른 소들도 "이랴, 이랴!"
소리만 들으면 깜짝 놀라서 죽어라고 일을 했단다.
"이랴! 이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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